영화 '공조 2'에 밀린 비운의 명작
영화 '육사오(6/45)'는 2022년 8월 24일에 개봉했다. 비슷한 시기에 영화 '헌트'와 '공조 2'가 개봉했다. '헌트'는 2022년 8월 10일에, '공조 2'는 2022년 9월 7일에 개봉했다. '헌트' 개봉 15일 차에 개봉했으며, '육사오' 개봉 15일 차엔 '공조 2'가 개봉한 것이다. 타이밍이 좀 안 좋았다. 앞뒤로 개봉한 두 영화가 각각 8월과 9월의 히트작이었기 때문이다. 손익분기점을 넘어 흥행에 성공하긴 했으나, 영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 비해선 아쉬운 성적이긴 하다. 육사오보다 평점이 낮은 '공조 2'의 경우 '육사오'보다 관객수가 두 배 이상 많다.
가족들이 보기 좋은 가벼운 코미디 영화라는 점에서 타이밍만 잘 맞았다면 가족 단위의 단체 관람객을 통해 더 큰 흥행을 했을지도 모르는 비운의 명작이다.
성적이 아쉽긴 하지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결말 부분에서 나오는 멧돼지의 CG가 매우 어색하다. 또한 남한과 북한의 군대에 대한 고증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단점이다.
'육사오(6/45)'의 의미
남한의 '로또'를 북한에선 '육사오(6/45)'라고 부른다. 45개의 숫자 중 6개의 숫자를 맞추면 당첨되는 로또를 의미한다. 영화에서 박천우 병장(고경표 배우)은 이 로또에 당첨된다. 당첨 금액은 57억으로, 세금을 내면 실수령액이 39억인 어마어마한 금액에 당첨된 것이다.
사실 박천우 병장이 이 로또에 직접 당첨된 것은 아니다. 우연히 간부의 차량에 붙어있던 로또 종이가 떨어져서 날아온 걸 박천우 병장이 잡으면서 얻게 된 것이다. 철책 앞에서 근무를 서던 박천우 병장은 로또 용지와 함께 셀카를 찍는다. 그때 바람이 불어 로또가 철책을 넘어 북한으로 날아가 버린다. 그 로또 종이를 북한 군인인 리용호 하사(이이경 배우)가 줍게 된다. 해당 로또가 1등에 당첨된 로또라는 것을 알게 된 리용호 하사는 로또를 찾아 해매는 박천우 병장과 DMZ에서 만나게 된다. 그렇게 그들의 협상이 시작된다.
협상 과정에서 점점 로또의 정체를 알게 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렇게 남한 측 3명과 북한 측 3명이 만나 로또 1등 당첨금의 지분 분배에 대해 의논한다. 협상은 끝나지 않는다. 결국 평화롭게 5:5로 분배하자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종이가 남한군에게 있으면 안심할 수 없으니, 서로 1명씩 포로를 데려가자고 주장한다. 포로를 정하는 과정에서 가위바위보를 진 박천우 병장과 리용호 하사가 포로가 된다.
포로가 된 박천우 병장과 리용호 하사는 남한과 북한 군대의 문제가 무엇인지 느끼게 된다. 박천우는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혹한 훈련을 받아야 하는 북한군의 문제를 깨닫게 된다. 결국 체력 훈련에서 제외되고 농장 일을 하러 간다. 그곳에서 리용호 하사의 여동생 리연희(박세완 배우)를 만나 도움을 받게 된다. 농장 일을 너무 잘해서 평양으로 보내지게 될 뻔한 것을 리연희가 막아준다. 그렇게 박천우 병장은 리연희와 사랑을 하게 된다. 리용호 하사 또한 신병을 괴롭히는 부조리를 막아주고 지뢰를 제거하는 공을 세운다.
남한 측에서도 로또 수령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고, 북한 측에서도 박천우 병장의 정체가 들키는 문제가 생긴다. 우여곡절 끝에 공동급수구역으로 다시 모두가 모인다. 결국 북한군과 남한군은 20만 달러를 공평하게 나누어 가지게 된다. 그렇게 그들이 다시 각자의 나라로 돌아간다.
영화는 처음 시작 장면과 같이, 랜덤 복권이 바람에 날아가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한국에선 유명하지 않은 영화
특이하게도 한국에선 유명하지 않은 영화가 되어버렸다. 많은 사람이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베트남에서 엄청난 흥행을 했다. '반도', '기생충', '비상선언'의 흥행 기록을 뛰어넘어 192만 명의 관람객 기록을 세웠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100만도 안되는 97만 명의 관람객 기록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성공인 것이다. 베트남뿐만 아니라 대만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앞서 말했듯 '헌트'나 '공조 2'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것이 아니라면 우리나라에서도 더 흥행했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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